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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편의점 결제단말기 화면서
우연히 4살때 본인사진 확인
"버려진 아이라 생각했는데…"
추석연휴 전날 가족 품으로

CU편의점 결제단말기에 설치된 장기실종아동 정보 화면. "제가 고아가 아니었다고요?"

강영희 씨(24·가명)는 평생을 자신이 '버려진 아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강씨는 아동보호시설에서 보낸 유년 시절만 기억할 뿐 가족과 지낸 추억 같은 것은 없었다. 부모는 물론 가족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살아온 탓에 그들을 찾겠다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

그런 강씨가 가족을 찾았다. 2000년 6월 강씨를 잃고 20년 동안 그를 애타게 찾아온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4살 어린 나이에 홀로 길을 잃어 강씨는 자신이 실종아동이라는 사실을 가족을 찾고서야 알게 됐다.

강씨가 가족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우연히 들른 집 근처 CU 편의점 포스 화면에서 자신의 어릴적 사진과 신상정보가 담긴 '장기실종아동 찾기' 문구를 봤기 때문이다. 강씨는 아동권리보장원 실종아동전문센터에 연락했다. 그때도 자신이 화면 속 아동이라는 확신은 없었다고 한다. 혹시 잘못된 정보가 올라온 게 아닌가 의심도 했다. 그러나 정보는 정확했고 강씨는 추석 연휴 전인 지난달 29일 가족과 상봉했다. 20년 넘게 강씨의 행방을 찾아온 가족은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자 지난 8월 아동권리보장원에 요청해 강씨를 장기실종아동으로 등록했다. BGF리테일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지난달부터 CU 점포 1만4000여 개에 비치된 포스 모니터에 강씨의 사진과 정보를 송출했다.

전국 편의점에 공개된 강씨의 어릴적 사진을 강씨 스스로 확인하게 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윤혜미 아동권리보장원 원장은 "실종아동을 보호하고 있는 사람이나 주변인이 아닌 당사자가 정보를 인지하고 직접 잃어버린 가족을 찾은 것은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BGF리테일은 2018년 편의점 업계 최초로 아동권리보장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CU 인프라스트럭처를 활용해 장기실종아동의 조기 귀가를 돕고 실종·유괴 예방 활동을 진행해왔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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